과제 (김도현/ 조화/ 글로벌학교)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
우선 ‘공부’라는 단어만 들으면 나는 왠지 조금 자신감이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위축되는 듯하다. 왜 일까 자문해 본다면 그것은 아마 학교에서의 좋지 않은 기억 때문일 것이다.
수학, 국어, 과학, 영어 등 지식 과목을 학습하는데 있어 나는 학교에서 바라고 기대하는 훌륭한 학생은 아니었다. 학교에서의 삶은 떠올려 본다면 선생님께 과제를 안 해가서, 수업시간에 떠들어서 혼났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내가 공부에 자신감이 없고 아직도 위축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나의 잠재 가능성이 무한한 뇌의 뚜껑을 닫아 뇌 기능을 스스로 퇴화 시켜버리도록 방치하며 지냈다는 것인데 이것은 실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부를 잘 하는지는 못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나는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면 공부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언제부터이고 왜 일까? 사실 나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교과만이 공부인 줄 알았다. 공부를 가르치는 주체가 있고 그것을 받아 열심히 적고 잘 외워서 시험을 잘 봐야 하는 대상이 존재하는 일방적 방식만의 공부만이 공부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 공부하는 행위나 빙식이 재미있었다면 다행이었겠지만 불행히도 그것은 매우 재미없는 일이었다.
내가 공부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나서부터 일 것이다. 그전 까지는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기가 죽었다. 사실 책을 좋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책을 읽을 때 온전히 글자를 읽기만 했었던 것 같다. 이야기들 속에 묻어있는 교훈을 발견해 내거나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앞을 내다보는 생산적인 일은 생각해 볼 수 없었다. 그러다 어느새 나이가 들면서 사춘기가 찾아오고 많은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누구일까?’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와 같은 주로 형이상학적인 주제의 질문들이었다. 또 함께 많은 사람들과 먹고 자고 한 철학을 나누는 공동체 생활 속에서 인간관계 맺기를 해나가며 생기는 고민들, 그렇게 온갖 고민들이 나를 뒤흔들어 놓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고민들을 많이 생각하고 또 써보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내가 가지는 고민들(예를 들어 형이상학적인 질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해쳐나갔을까? 이 같이 궁금증이 가득한 마음가짐으로 다른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내가 책이나 다른 사람들을 접하는 자세는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자세로 고민을 해왔기 때문에 진지하게 해결해보려 노력했다. 그리고 내가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주제들에 나의 온 집중이 쏠렸다. 이렇게 무엇에 대해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보려는 자세가 공부를 좋아하게 만든 시발점이 되었다. 또 생각하고 해결하고 알아가기를 좋아하는 자세는 인문학의 세계와 통하여 학교에서 인문학 수업을 듣고 스스로 심리학 수업을 개설해 진행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수업들을 통해 나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 그리고 삶을 성찰해보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위에서도 뉘앙스를 풍겼듯이 지금 내가 좋아하는 주로 분야는 인문학 공부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철학을 좋아하는데 아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회의를 해보고 그 생각을 다듬어가는 과정이 즐겁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철학을 좋아하게 되고 철학사의 흐름을 알아가며 발견하게 된 종교와 학문, 수학, 물리학, 과학, 언어와 같이 어렵게만 느껴왔던 학문들은 내게 매우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플라톤, 데카르트가 말하는 수학의 세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과학의 세계는 지난 날 수업시간에 이유도 모르며 외우기만 하는 어려운 공부가 아니었다. 수학이란 학문, 과학이라는 학문 기독교라는 종교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무엇에 대해 말하려는지 그 기원과 목적을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고나니 사람들이 공부를 하는 이유가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예전에는 철학을 비롯한 다른 학문들은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만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철학사를 조금이나마 공부해가며 실제로 여러 학문들이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하며 우리의 삶에서 파생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무엇에 대해 알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겐 무엇에 대해 알아 가는 것이 즐거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여러 주제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보고 회의해보는 과정이 내게는 재미있는 게임처럼 느껴진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거나 좋은 직장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심은 없다. 나는 그저 다른 사람과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고 사물을 관찰하기를 좋아하고 개념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언어 배우기를 좋아한다.
공부를 왜 하는가에 대한 이유에 대해 ‘즐겁기 때문’이라는 말 외에는 이상 뭐라 딱히 설명할 길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재미있어서 공부를 한다.
(070922, 조화, gandhilov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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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부가 즐겁다라는 말을 하는건 늘 망설이게돼. 배움의 즐거움을 여러번 경험했음에도 말이지. 재미있어 공부를 한다는 조화의 말에 엄청난 자신감과 포스가 느껴지는데!
아. 글이 길어지다 보니 왠지 허접하게 마무리 된 듯한느낌이 드네요.
아마도 공부를 '좋아서 한다' 라는 말이 '즐거워서 한다'보다 더 적합한 표현이었을
텐데 집중력을 잃었나봐요.
글에서 얘기하고 싶은게 너무 많았어요. 공부에 대한 정의도
고민해서 꼭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왠지 너무 길어지면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 힘들어하고 귀찮아 할까봐 짧게 써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좀 있었나봐요.
집중력을 잃었답니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