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올림픽 개최할 자격이 있습니까? / 빼앗긴 티베트에도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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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최할 자격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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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27 14:06


26일(이하 현지 시간) 독일 북부 함부르크(Hamburg)에서 티베트 망명자들이 티베트 지지 및 2008베이징올림픽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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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빼앗긴 티베트에도 ‘봄’은 오는가

전역으로 번지는 독립 시위, 전 세계를 향해 “이 땅의 고통을 알아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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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숨겨두었던 시한폭탄이 터졌다.” 티베트 라싸에서 시작된 독립 시위를 지켜본 한 서양인의 말이다. 이번 사태는 3월 10일 티베트의 중심도시 라싸의 소규모 시위로부터 시작됐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예고된 행사였다. 그에 맞추어 수백 명의 티베트 난민들이 인도 땅에서 출발하여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까지 평화의 행진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시위의 배후에 달라이라마와 망명 정부가 있다고 보고 강력한 초기 진압에 나섰다.

티 베트 망명 정부의 대외정보처 다와 체링 장관은 사태의 발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민감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50년간 티베트의 종교와 문화에 가해진 억압이 완화되리라는 기대가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점점 더 제재가 심하고 종교에 대한 탄압이 지속되자 대다수 티베트 사람의 실망이 폭발한 것입니다.”

중국 과도한 진압이 사태 악화시켜 매년 반복된 라싸 봉기 기념 시위가 올림픽을 앞두고 예민한 사태를 빚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과도한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한 것이 대규모 소요 사태를 일으켰다는 분석이 있다. 티베트 망명 정부는 소식통을 인용하여 라싸에서만 120여 명이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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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3월 16일 칭하이 암도 지역의 시위에서 총상으로 숨진 학생 노르부(17). (아래) 3월 16일 칭하이 암도 지역의 시위 당시 군인의 총격으로 숨진 승려와 학생. 지역 최대 사원인 키르티 승원의 참배객들이 비탄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강 경한 무력 진압으로 현재 라싸는 진정되었으나 시위는 티베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6일과 17일 칭하이성 암도 지방에서 키르티 승원의 승려를 중심으로 1만3000여 명의 시위대가 봉기했다. 5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현지의 전언이 있다. 그리고 현지에서 무차별 연행과 검색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람살라의 티베트 인권협회에서 일하는 타시 겜포는 현지 소식을 담은 사진과 메일을 보내며 이렇게 전했다. “제 고향 마을에 병력을 가득 실은 120여 대의 트럭이 들이닥쳤답니다. 아무 집이나 수색하여 의심스럽다고 생각되면 무조건 연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주동자들과 과거 정치범의 전력이 있는 사람, 그들과 친한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끌려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많은 소식을 모아 세상에 전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달라고 호소하는 것뿐입니다.”

18일 오후 쓰촨성 캄지방의 간체지역에서 티베트인 4명이 공개 총살됐다. 3명의 승려를 포함해 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체포된 인물들이다. 그 밖에도 곳곳에서 공개 처형 소식이 들리고 있다. 중국 당국의 삼엄한 검열과 통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촬영된 동영상과 사진은 시위대에 대한 진압이 얼마나 잔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사태는 중국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초기 승려들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시위는 차츰 학생층으로 번지고 있다. 티베트 지역의 대학뿐 아니라 베이징 대학에서 공부하는 티베트 학생들까지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어 문제는 복잡해졌다.

중 국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티베트인들의 독립 투쟁이 다른 소수민족에게까지 번지는 것이다. 특히 위그르족 회교도들도 같은 주장으로 일어선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져들 것이다. 중국 정부가 사태 초기에 ‘인민전쟁’을 선포하고 강경책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티베트 사태 직후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국가 주석으로 재임명된 후진타오는 티베트와는 악연이 있다. 1987년 톈안먼 사태 당시 티베트 공산당 서기로 있던 후진타오는 티베트 지역에 14개월간 계엄령을 선포하고 혹독한 탄압으로 티베트인의 봉기를 조기 진압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후진타오는 배후로 달라이 라마를 지목한다. 그가 분열과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의 공식 반응은 간단하다. 자신이 배후라면 국제적으로 공개 조사를 해보자는 것이다. 한편으로 중국 측에 일방적인 진압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다. 티베트인들에게 보낸 메시지는 더 간결했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폭력으로 맞서지 말고 인욕(忍辱)하자”는 것이다.

다와 체링 장관은 중국 측에서 교묘히 보도 자료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입수한 정보와 서방에 보도되는 자료는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의도적으로 폭력성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조작된 자료를 통해 티베트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기만하고 있습니다. 티베트를 세계의 이목으로부터 고립시키려는 것입니다.”

달라이 라마 비폭력 평화정책 위기 일부에서는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평화정책이 이번 기회에 도전받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티베트인 사이에서도 비폭력 노선에 대한 불만은 존재한다. 가장 정치적이며 과격파로 알려진 티베트 청년회 소속의 텐진 다와는 이를 완곡하게 표현했다. “자신의 백성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싸우지 말라는 이야기에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세계 어느 누구도 폭력에 반대하는 우리의 노력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어떤 투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명쾌한 답을 하지 못했다. “중국인들을 해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중국 정부 건물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부수거나 하는 것이 고작일 것입니다. 결국 달라이 라마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평생 평화와 자비를 말해온 달라이 라마의 노력은 강한 호소력를 지니고 있지만 약점이 있다. 견디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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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수성 눕장 대학 학생 시위.
중국 정부는 오래 전부터 억압책과 내부 분열책을 함께 쓰고 있다. 달라이 라마를 종교 지도자가 아닌 봉건 군주로 부각시켰으며 최근에는 사교 집단의 우두머리라고 공격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티베트 불교계 내부에서 달라이 라마를 반대하는 세력인 슉덴파를 지원하여 분열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인들의 달라이 라마에 대한 충성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매년 3000명에 가까운 망명자가 그를 찾아 다람살라에 도착한다. 반세기가 지났어도 그의 지도력은 무너지지 않았다. 어떤 계책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중심으로 건재하고 있다.

다람살라에서 신입 난민을 돕고 있는 페마 돌마는 며칠째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계가 좀 더 티베트 문제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50년 동안 겪어온 고통을 알아주길 바랍니다. 아주 작은 일만으로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불참)해주십시오. 중국산 물건의 불매운동에 동참해주십시오. 여러분이 피를 흘리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고, 티베트 사람들이 흘리는 피를 막을 수 있는 일입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 세계의 관심 속에서 자신들의 독립을 주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다.

일부 선수 베이징올림픽 불참 선언 아직 서방 국가 중에서 공식적으로 올림픽을 보이콧하겠다는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스포츠 스타들은 티베트 문제에 항의하여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티베트를 지지하는 서방인들은 베이징 주경기장에서 조직적인 항의 시위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올림픽을 통한 압박이 서서히 시작됐다. 중국 정부가 원하는 조용한 올림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똑같은 압박이 티베트 망명 정부에도 가해지고 있다. 일부 서방 국가는 자국 내에서 격렬해지고 있는 티베트인의 반중 시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인도 정부는 앞서 평화의 행진을 제지하고 주모자들을 억류했다. 친중국 노선을 달리고 있는 네팔 정부는 티베트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다. 외교 라인을 통해 분쟁을 중단하라는 압박이 증가되고 있다.

망명 정부 고위층과 밀접한 현지 소식통은 현재 심각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일 내 티베트 민간 단체의 지도자들을 불러 시위를 중단하라고 요청할 것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망명자들의 분위기는 점차 고양되고 있다. 이들은 인도 정착지 전역에서 생업을 중단하고 시위와 농성에 나서고 있다. 고향 땅에서 들려오는 탄압과 처형의 소식에 손을 놓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 람살라의 모든 티베트 상점은 문을 닫았다. 학교도 잠시 문을 닫았다. 달라이라마 사원의 앞에서 승려들은 밤낮으로 단식 농성을 한다. 밤이면 촛불을 든 행렬이 이어지고 곳곳에 희생자들의 명단과 사진이 붙어 있다. 하루 몇 차례씩 침묵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외로운 절규가 계속되고 있다. 다시 티베트 땅이 조용해진다 해도 그것은 평화가 아닐 것이다. 평화를 가장한 억압과 폭력일 뿐이다. 우리도 불과 반세기 전 같은 비극을 겪었다. 나라와 말과 문화와 영혼을 빼앗긴 채 굴종을 강요받거나 망명을 택해야 했다. 아무도 우리의 비극에 귀를 기울이고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다. 지금 티베트 사람들은 같은 고난을 겪고 있다. 세상이 잊지 않고 귀를 기울일 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억압도 결국 사라지고 말 것이다.

글·김천<객원기자> mindtemple@gmail.com 자료 제공·다와 체링<티베트 망명정부 장관> 사진 제공·티베트 인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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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 2008/03/31 0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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