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2) 톰(글로벌학교), 21세기 서유견문 (서울遊見聞)

1930년대 18살 양반가문 도련님의 2007 한강이남 견문록

나라가 말세다,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버린지 한참의 세월이 흘렀다.
조선의 언어를 붕괴시키고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강제로 일본식으로 창시계명하게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민족말살통치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선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전쟁터로 내몰아 강제 총알받이를 시킨다 한다.
마음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나는 오늘도 해가뜨자 정처없이 집을 나섰다.
난 요즘 매일 이곳으로 온다. 한양에서 내 마음을 그나마 편하게 할곳은 이곳밖에없다.
언제나처럼 아리수강변에 앉아서 사색에 잠겼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으려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몇 일전 나의 누이가 위안부로 끌려갔다. 이럴수가, 몇백여년전부터 조선통신사가 왕래하며 그래도 이제는 친구라고 생각했던 일본이 우리를 이렇게도 힘들게하다니...
슬픔을 감당할 수 없었다. “망할 쪽발이들” 나는 이 한마디와 함께 아리수속으로 몸을 던진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맑은 하늘이 보였다. 그런데 나는 이전에는 느낄 수 없던 딱딱한 벽돌바닥의 촉감을 느꼈다. 이상한 기분도 잠시, 주위를 둘러보자 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세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있는 건물들, 한양의 북쪽과 남쪽을 이어주는 것으로 보이는 큰 다리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되어있었다. “내가 살던 시대에는 아리수에 다리는 광진교 하나였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그 위를 지나다니는 수많은 아주 빠른 크고 작은 쇳덩어리들이다.

바로 내 위에 있던 커다란 대교를 보니 파랑색팻말이 하나있다. “한남대교(漢南大橋)” 순간 나는 너무나 기뻤다. 이곳이 언제인지, 어디인지는 확실치 않아도 ‘한글’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말만 들어도 그렇다. 모두다 조선의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땅속에 게신 세종대왕이 기뻐하시겠구나.” 순간 나는 너무도 행복해졌다. 모든 사람들은 자유로워 보였고 무엇보다, "조선은 이제 더 이상 일본의 식민지가 아니다!!!"

나는 허겁지겁 일어서서 한남대교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순간 민망함을 느꼈다. 주위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은 나 혼자였기 때문이다. 모두다 서양식으로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 따위가 중요할 때가 아니었다. 나는 처음 보는 모든 것들로 인해서 너무도 많은 혼란을 느낀다. 일단은 발 닿는 대로 움직이고 싶었다. 곧장 앞으로 뛰어가자 ‘신사’역이 보였다. 그리고 이상한 지하통로로 이어져있는 것이었다. 계단을 통하여 지하3층쯤으로 내려가니 탑승구가 보였다. 나는 무작정 그곳으로 향했다. 사람들을 보니 지갑을 개찰구에 접촉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저게 뭘까?” 하지만 때로는 편법도 통하는 법 나는 엎드려서 안으로 들어갔다. 한 층을 더 내려가자 승강장이 보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줄을 서서 무엇인가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신호음과 함께 무언가 굉장한 것이 들어오는 듯 바닥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나는 기겁했다. 큰 터널을 뚫고 육중한 쇳덩어리가 빠른 속도로 들어왔다. 얼핏 봐도 10량은 되는 쇳덩어리뭉치가 이어져있었고 1량에 5개의 쇠문이 있었다. 쇠문의 높이는 180센티 정도 안으로 들어가니 천정까지는 족히 300센티는 될듯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그런데 이것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니 정말 놀랍다.

“지상과 지하에서는 사람을 실은 쇳덩어리들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군.” 나는 생각했다.
자리에 앉아서 사람들을 관찰했다. 손에 이상한 것을 들고 연신 자판을 눌러대거나 귀로 가져다 대고 말을 해댄다. 아마 휴대용무선통신기기 인듯하다.
자리에 앉아서 위를 쳐다보니 빛을 내뿜는 유리들이 달려있었다. “어쩐지 지하인데 어둡지 않더라니만, 이것이 말로만 듣던 전기인가?” 어쩌면 지금 타고 있는 기차도 전기로 움직이는 듯 했다. 그렇게 달리다보니 이번정류소는 “양재”역이다. “양재라... 뭔가 느낌이 온다.”

나는 주저 없이 내렸다. 지상으로 올라가니 말죽거리라는 명칭과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아 맞다!” 이곳이 예전 선조들이 말을 타고 쉬어가며  음식을 먹었던 곳이지 참. 후손들이 그래도 옛 한양의 모습을 잘 보존하려고 노력하는가보구나. 그렇게 소년은 벽화에 기대어 쉬다 잠이 들었다.

(0701003, 톰, support9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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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사 2007/10/03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기가 갑자기 빨리 진전되는 것 같지만;; 당황하는 한 소년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한글'은 사라지지않은것이다! 이부분에서 뭔가 공감이 되어버렸다. 나도 미래로 간다면 이런 부분에서 감탄할 수도 있겠지. 잘읽었어! 아 근데 뭐지. 나도 얼른 글을 써야하는데 코멘트만 달고 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