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3) 엽 - 멋있는 사람

내가 멋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도법스님이다. 도법스님을 맨 처음 뵙게 된 것은 실상사 작은 학교를 들어가면서 부터였다. 그 때 도법스님은 실상사의 주지스님이셨다. 맨 처음 도법스님을 뵈었을 때는 그저 한 절의 주지스님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솔직히 절에는 점심시간 외에는 거의 들어가지 않고, 뵈었을 때 인사 정도 드리는 스님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스님은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떠나신다고 하셨다.

생명평화 탁발순례는 전쟁을 반대하고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가꾸며 모든 생명은 하나 의 모토로 전국을 걸어 다니시면서 탁발을 하고 다니신다. 탁발이란 깨달음을 얻는 일중에 하나인데 남의 집에 밥을 조금씩 얻어 밥을 먹는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구걸이고, 좋게 말하면 그것도 하나의 수행 중에 하나라고 말 할 수 있다.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하신다기에 멋지신 분이다. “그냥 멋지다.” 라고만 생각했다. 실상사 작은 학교에서 중학교 3년을 맞이할 쯤에 학교 프로그램 중에 “인물탐방” 때문에 도법스님을 택하게 되었다. 도법스님을 찾아갔는데, 만나 뵙자마자 느껴지는 기운은 내 온몸을 휘감았다. 맨 처음엔 그저 그렇게 불안감에 휩싸였었다.

도법 스님과 같이 탁발 순례를 하면서 도법스님께 존경하는 분들은 한 두 분이 아니었으며 그 어려운 걷기를 아무 스스럼없이 다들 동참하는 것이었다. 도법스님의 카리스마는 장난이 아니었다. 나는 도법 스님과 함께 있으면서 말로 못할 평온함과 편안함을 가졌다. 옆에 앉아있으면 그저 편안한 마음만이 나를 가라앉혔고, 인터뷰 시간에도 무서워서 제대로 질문도 못했으나 단 몇 마디에 인터뷰는 아주 간단히 끝났다. 질문 하나 하나에 대한 진실적인 답변이었다.

도법 스님은 꾸준히 수행하시고 꾸준히 자신을 되돌아보시고, 하루를 되돌아보시며, 옆에 있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신다. 전혀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해답에도 진실을 말해주시며, 스님 앞에만 앉으면 나의 속세를 홀딱 벗어 알몸이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절대로 거짓말도 못하겠고, 꼭 진실만을 이야기해야 될 것 같다. 그냥 그 사람을 그대로 바라보시고 그대로 꿰뚫어 보신다. 그리고 딱딱한 스님들과 달리 유머감각도 있으시다. 어느 날 엄마가 도법 스님과 같이 탁발순례 도중에 어느 분께서 이래저래 말씀을 하셔서 엄마가 “일 리가 있는 말이네요.” 라고 했더니 도법 스님께서 그럼 “삼이랑 사는 어디 갔어?” 라고 하셨다고 한다. “일 이 삼 사” 이런 뜻이었던 것 같다. 우리엄마는 도법스님을 아주 좋아하시는데, 엄마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멋진 사람들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자신관리를 잘한다. 대신 예전에 좋아했던 우리 아빠는 빼고 말이다. 뭐 나름 겉멋은 있었지만. 자신 관리를 철저히 해서 나도 좋고 남도 좋게 해주는 그런 사람이 정말로 멋진 사람 아닐까?

071009, 엽(촌닭들), chunjae0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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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모 2007/10/10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 다선 강좌를 잠시 들은 적 있는데 그때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관觀하라'는 거였어. 그런데 그게 어찌나 어려운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금방 눈은 다른 데로 돌아가고 허리는 긴장감을 잃고 휘고 머리로는 온갖 잡생각에 골몰하니... 하지만 그때 가르침 덕분에 요즘도 가끔 '관'하려고 노력하긴 해. -_-

  2. 세이랜 2007/10/12 2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있다 못해, 전율이 올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