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요즘 학교들의 졸업식은 정말 따분하다. 재밌어봐야 식이 끝나고 친구들과 밀가루를 뿌리고 놀거나 교복을 찢거나 하는 정도이다. 아마도 졸업식이 이렇게 재미없는 이유는 쓰잘때기 없이 지루한 행사들이 끼어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특히 나는 졸업식날 상을 주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괴로웠다. 상을 받는 이는 소수이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저 앉아서 박수나 쳐야 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학생들의 재미를 중요시한 졸업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졸업식의 전체적인 시간을 줄이고 졸업생들을 위한 행사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인원수가 몇백명씩 되는 일반 학교에서는 졸업생들을 위한 행사를 재밌게 하기도 참 힘들 것 같다.
-축사: 안녕하세요 졸업생 여러분들!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된 것을 정말 축하드립니다. 섭섭한 분들도 있고 기쁜 분들도 있겠지요? 어쨌든 오늘 만큼은 기쁘든 슬프든 기억에 남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잘 지내시고 나중에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길거리1
1. 크기를 규격화 한다.
2. 글씨크기를 규격화 한다.
3. 간판용 글씨체를 정한다.
4. 가게의 성질을 한 번에 알 수있는 마크를 만든다.
5. 간판을 붙일 수 있는 장소를 지정한다.(건물 옆에 막 매달려 있는 간판들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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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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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살이 된 자신이 어느하루를 상상하여 일기쓰기.
2057년 6월4일 날씨:흐림
아 오랜만에 일기를 쓰는구나..일기를 마지막으로 쓴마지막으로 쓴지도 50년이 지났구먼..허허 감회가 새롭다. 오늘은 하도 할멈이 나가라고 해서 평양까지 지하철 타고 마실좀 다녀왔다. 10시 35분 평약역에서 막차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이할멈은 또 왜 이렇게 늦었냐고 야단이네.. 아휴 나를 생각해주는 할멈...허허 낮간지럽구먼.... 오랜만에 평양에 갔는데 불빛ㄱ들이 얼마나 밝은지 낮보다 더 밝으니...1년전만 해도 안그랬었는데/ 어휴 그냥 눈이 침침할 정도니 이거원 평양 가려면 이제 선그라스도 들고 가야되것다라. 음 내일은 또 뭐할꼬......뭐하지?......밥은 또 뭘 먹지?..할멈은 일 나간다고 밥도 안해줄테니 또 포션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나??........................................... 아! 그렇군 내일은 육오통일의 날이구나?! 오호 할멈ㅁ 일 쉬ㅣ겠다. 허허 오랜만에 밥먹겠네~ 마실 다녀와서 피곤하네 일찍자고 내일 할멈밥 먹어야겠군 50년만에 쓴 일기 이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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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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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년, 봄. 올해로 벌써 나이가 70살이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잔디밭과 숲의 푸름이 지치고 피곤하고 나와 똑같이 늙어버린 눈을 쉬게 해주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로봇이 다가와 나에게 아침식사를 내 앞에 놔두고 지겹게도 하는 청소를 또 하기 시작했다.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할 일도 없고 밖은 인공적인 것들 뿐, 인간이 손대지 않은 건 하나도 없다. 도대체가 뭘 하고 살란 말인가. 젊었을 적 사귀던 친구들과 연락이 끊어진지 오래다.
세상은 심각하게 변했다. 너무 빨리 변해버려서 계속 변할 수밖에 없는 세상은 절대로 다시 내가 젊었을 때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나 같은 늙은이들은 매일을 그리움에 젖어 산다.
나는 청소를 끝내고 나에게 다가오는 로봇에게서 알약 세 개를 받았다. 하나는 수면제고 두 개는 뇌의 기억 부분을 활성화시켜주는 약. 점점 발전해가는 과학에 관심을 잃은 지 오래 되어서 그렇겠지만 이게 어떤 원리로 작용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두 개를 먹으면 잘 때 과거의 꿈을 꾸게 된다. 딱 그때처럼, 생생하게. 나는 식어버린 아침식사를 대충 먹고 난 뒤에 물과 함께 세 개의 알약을 삼키고 다시 누웠다.
그리고 또 과거 꿈 꿀 것을 기대하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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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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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7년 10월 31일
자꾸만 두렵다. 자다가도 점점 죽음이 다가오는 것 같아서.
이전에는 가뿐히 오르던 언덕도 점점 쉬어가는 시간이 길어진다.
언제까지라도 괜찮을 줄만 알았는데 꼭 그런 건 아닌가보다.
나이를 먹을수록 잃어가는 건 패기와 무모함.
얻는 것들은 무기력과 쓸모없는 생각들. 사소한 것에도 겁을 집어먹게 된다.
늙었구나.
정말 실감이 나서 슬프고.
눈을 감으면 다시 뜨지 못할까봐
눈을 감지 못해. 아무것도 아닌 일에 겁을 집어먹고, 겁을 집어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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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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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일흔에 우리는" : 자신이 70살이 되었을 때 어느 하루를 상상하여, 그 날의 일기를 쓰기.(50년 뒤에 한국과 세계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도 고려하면서, 그 속에서 어떻게 노후를 보내고 있을까를 묘사해보세요)
오늘은 옛날 만화를 보던 아이들이 눈에 대해 물어왔었다. 눈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눈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졌다. 나도 잠시 생각에 잠겼었다. 어렸을 때 눈싸움 했던 기억이 아련했다. 눈이 온 다음날, 아직 밞지 않은 눈길을 보면서 설레였던 기억도 되살아났었다. 어릴 적 시절이 조금 그리워졌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이따금 이렇게 어렸을 때의 기억을 끄집어내게 돼서 좋다.
이번 주 에는 박물관에서 눈 체험 프로그램에 가보는 숙제를 내줬다. 숙제를 싫어하던 아이들도, 이번 숙제만은 환영인가보다. 이번 주엔 제주도에 다녀와야한다.. 수상철도와, 비행기보다 기차가 더 좋은 걸 보면, 나도 영락없는 할머니 인가보다.
경로당 3번
예전에 어떤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유치원과 노인복지관이 한 건물에 있는 구조였다. 유치원아이들이 할머니들 앞에서 재롱도 피우고 하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노인분과 아이들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나라도 위의 일본과 같은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또, 노인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영화나 뮤지컬 연극 보러 가기. 학생들과 토론하기, 재즈 댄스 배우기, 그림그리기, 다른 나라 요리 배우기 등이 내가 생각한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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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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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이 다 된 한 노인네의 투정이 가득 담긴 일기.
세월은 빠르게 지나간다. 엊그제 하자센터를 졸업한 것 같더니, 내 나이는 벌써 70대에 접어들었구나. 날으는 자동차, 인간같은 로보트, 몸에 부착시킬 수 있는 아주 작은 칩 형태에 휴대폰. 내가 청소년 때 미래를 생각하면 모두 그런것들이었지. 뭔가 "우와" 할만한 것들. 지금보다 더 나은, 지금보다 더 살기 편한 곳. 하지만 지금, 2058년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타락했다.
하자센터를 다녔을 때, 글로벌 주식회사를 설립하기 전 거의 초창기 때 서울투어를 했을 때, 풍물시장과 창신동을 간 적이 있었다. 동대문 운동장에 풍물시장은 청계천에서 쫓겨난 상인들이 다시 터를 만들어 물건을 팔기 시작했는데, 이명.. 아, 너무 오래 되서 이름을 까먹었네. 아무튼 그 때 당시에 시장인 이명 뭐시기씨가 시장을 철거하고 공원을 짓겠다고 내쫓으려 했던 사건이 있었다. 창신동 또한 허름해진 건물들을 다 부수고 아파트를 세우겠다는 발언에 주민들이 발끈해서 포스터들을 붙이고 반항을 했던 사건이 있었다.
그 때 당시에는 이 세상이 참 싫었다. 권력있는 자는 자기 마음대로 파괴하고, 서민들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키려고 발버둥을 친다. 뭐 결국엔 시장의 뜻대로 공원도 생겼고 아파트도 지어졌다. 그리고 그곳에 서민들은 아무도 모르게 어딘가로 이동이 되었다.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조금 더 발전해보겠다고 옛날 것들을 파괴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던 것도 이때부터였다.
나는 한옥이 참 좋았는데. 지금은 한옥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없다. 경복궁, 창덕궁, 세종대왕 동상, 한옥. 모두 없어져버렸다. 옛날에 경복궁과 창덕궁이 있었던 자리에는 "Cyber Utopia" 라는 가상 유원지가 생겨버렸다. 현재 관광지로써 지구상 최고 인기있는 곳이다.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곳에는 빔이 쏘이며 세종대왕의 가상 '형태'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한옥이 있는 자리는, 높디 높은 건물들이 빼곡히 서있고 그 사이로 최첨단 모노레일이 숨바꼭질을 한다.
한국에서 더 이상 흙을 밟을 수 있는 곳은 없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모두 가상 싸이버 시스템과 모형으로 대처 되었다. 물론 보기에는 예쁘다. 일본에서 건너오는 관광객들은 이 곳에 가상 정원과 모형 꽃들에 감탄한다. 확실히, 겉보기에는 생화보다 훨씬 아름답고 빛나며 색감이 예쁘다. 허나 잡히지도 않고, 향도 나지 않고, 단지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움을 줄 뿐이다.
점점 관광적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고 겉모습만 신경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도 마음보다 겉모습만 신경쓴다. 성형수술? 이제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이젠 원하기만 한다면 외국인이 될 수도 있다. '챠밍-머신'이란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는 기계다. 머리속으로 상상만 하면 그 이미지를 뇌에서 꺼내서 그대로 온 몸을 바꾸는 기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뇌에 손상이 간다. 허나 사람들은 그정도는 의식하지 않는다. 'V-칩"이라는 뇌를 대체할 수 있는 칩도 있기 때문이다. "청순형", "도도형", "솔직담백형" 등의 원하는 성격의 V-칩을 뇌에 넣으면 성격도 그 자체로 변하는 것이다. V-칩이 머리 속에서 뇌를 조종하기 때문이다.
이 세계는 경쟁을 하고 있다. 서로 누가 잘난 관광지이고, 누구의 빌딩이 더 높으며, 누구의 과학적 시스템이 더 기발한지를 겨루고 있는 중이다. 한국은 살 수 없게 되고 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 그들은 모두 V-칩으로 인해 조종되고 있는 로보트다. 나같은 사람들은 한때 심각한 문제가 되었던 '은둔형 외톨이'과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더이상 나같은 소수자들을 배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의 시선만 신경쓰고 겉모습만 신경쓰는 하나의 가상의 세상으로 변해버렸다. 도대체 이 기준은 누가 만들어놓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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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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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노인이 된다면
[2065년 10월 31일 날씨 비옴]
제목 : 사랑방
아침부터 하늘이 회색빛이더니 낮 시간이 되자 기어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학교 끝나고 바로 달려왔는지 1시가 막 지나자마자 와다닥 인사하며 들어온다. 우산이 없어 온몸이 다 젖은 아이들이 난로에 양말과 옷들을 널어놓았는데 그게 참 예뻤다.
지원이는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오늘 배운 노래를 신나하며 알려주었다. 철준이는 환도랑 떠들더니 광명이를 이끌고 여느 때와 같이 바깥으로 놀러 나간다. 희조, 희종이 엄마는 철준, 환도, 광명이를 잡으며 조금만 놀다가 들어오라고 하고 쿵쾅대는 아이들을 진정시킨다. 아직 나이가 어린 편인 희조와 희종이는 벌써부터 그림책을 뽑아들고 고르고 있다.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평화스러울 수가 없다.
이 곳 사랑방은 동네에서 맞벌이를 하는 부부의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놀고 배우는 공간이다. 아이들을 위한 시, 그림, 글, 노래 등을 가르치기도 하고 나처럼 할 일없는 노인들이 쉬면서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는 마을의 이야기 공간이다. 가끔 나 같은 노인들에게도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신청이 들어올 때도 있다. 그런 때에는 정부지원으로 적은 강사비도 받곤 하는데 이를 보면 옛날에 비해 복지정책이 얼마나 많은 성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역시 밖이 추웠는지 철준이와 환도, 광명이도 곧 들어오고 아이들도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아우성이다. 내가 어렸을 적 좋아했던 그림책들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 몇 가지를 골라 읽어주었다. 아이들은 날씨도 날씨인데다가 옷도 다 젖자 얌전히 앉아서 듣거나, 졸거나 했다. 끝나고 비가 그칠 즈음 돌아가는 아이들 사이에서 희조, 희종이 엄마가 고맙다며 몇 가지 반찬들을 싸주었다. 마음이 훈훈해지며 절로 웃음이 났다. 내일은 목도리나 하나 짜서 추위 잘 타는 아이에게 줘야겠다.
-중, 고등학교 자원봉사활동 해보지 않은 한 가지 창안
방법 : 마을회관에서 각자의 아이디어로 같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고, 마을회관의 활동에 많은 참여를 한다.
마을회관은 마을의 가장 중요한 소식통임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잡담을 나누거나 가끔 게이트볼을 치러가는 정도의 역할 밖에는 하지 않고 있다. 도시에서는 아예 그런 교류도 사라져버린 것 같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마을회관은 경로당처럼 변해버리거나 사라지는 등 우리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마을회관에서 젊은 중, 고등학생들이 같이 놀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아이디어를 낸다면 서로에게 훨씬 유익하고 재밌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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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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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1)
오래 살고 싶다고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늙으면 알아'가 주위의 반응이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 아직 그렇다.
정해진 일과 외의 내일 일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데 내일 살아있을지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과제에 부합하게 내가 일흔이 되려면 51~2년 정도의 시간이 있다.
지구는 서기 2059년을 맞을 것이다.
2059년은 엄마가 태어 난지 딱 한 세기가 되는 해이다.
엄마가 킹왕짱캡 장수하지 않는 한 엄마는 살아 있지 않을 것이다(미안...).
어쩌면 나도 살아 있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세상도 살아 있지 못 할 수도 있다.
매년 온난화가 가중되면 폼페이 터지듯 이 지구도 터질 수 있다.
그 지경이 되기까지 UN이 가만히 있을 리는 없지만.
솔직히 요즘에는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빙하기가 오는 것은 얼어 죽으니 끔찍하고..
느낄 새도 없이 한방에 죄다 날아가 버렸으면 한다.
그렇다고 해서 테러리스트가 핵을 날리는 듯 하는 피난민 속출의 상황은 절대 사양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것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무력하고 우스워지겠지.
훗날을 생각하고 기약하는 것이 무섭다.
그나마 일흔 살에 살아 있다면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도시에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죄다 하며 정력적으로 살다가, 그 생활들을 반성한다는 차원에서라도(젊었을 때 나쁜 짓 한다는 소리인지)
조용한 마을에서 산책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머리는 많이 안 빠지고, 호호 백발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전히 이가 튼튼하고, 음식을 먹는데 어려움이 없고, 팔다리가 여전히 튼튼했으면 좋겠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 힘과, 필름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기억을 갖추었으면 한다.
(지금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손년지 뭔지 여자 아기가 자라는 것을 죽기 전까지 도와주고 싶기는 하다.
조용하게는 살고 싶은데 자연과 벗하며 친환경적으로 살겠다.. 이런 다짐은 아직 어렵다.
그리고 지금 만나는 친구들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난 생각보다 욕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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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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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적,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질 않지만 구지 대답해야 한다면 대략 60년 전이었던 것 같다.) 언젠간 구름 위에 나만의 작은 집을 지어서 알콩달콩하게 가정을 꾸리고 하고 싶은 작업을 하면서 살겠다는 소박한 꿈을 꾸었었다. ‘벌레가 없는 시골집에서‘ 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절로 웃음만 나오는 나의 소박한 꿈을 60년이 지난 지금, 이루었다. 그래. 이룬거다.
마당을 밟을 때마다 폭신폭신하니, 레드카펫을 따라 걷는 기분이다. 순간, 좋다! 라고 생각해버렸다. 나의 작은 애완견 지성이도 무척 마음에 드는 눈치다. 좋다고 날뛰는 걸 보니.
집 문에 걸려있는 작고 둥근 거울을 바라보았다. 쭈글쭈글하고 낡은 얼굴이 덩그러니 비춰지는 걸 보니 갑자기 서운한 기분이 들었던 건 왜일까. 아이러니하다.
때마침 티타임이라는 것을 로보가 알려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좋아하는 캬라멜 마끼야또를 부탁하며 치즈케익도 곁들일까요 하는 로보의 물음에 고개를 파닥거렸다. 로보는 내가 30년 전에 출시된 일종의 비서기계다. 어떻게 보면 자식들, 손자손녀들보다 말을 잘듣고 눈치도 빨라서 참으로 기특한 아이다.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오늘은 물 흐르듯 하루가 지나가버린 기분이다. 딱히 일기를 쓸 만한 일이 크게 있었던 날은 아니지만 새삼스레 추억을 많이 떠올려 버린 날이기에 어떻게 보면 소중한 것 같기도 하고. 요샌 조용조용하고 잡다스런 생각을 문득문득 많이 떠올리는 것 같다. 좋은걸까. 물음표도 쉴 새 없이 따라다니고.
이젠 나이가 나이인지라 일기를 조금만 써도 어깨가 쑤신다. 이제 졸리기도 한 것 같다. 이걸 다 쓰고 십대 일기장을 보고 싶어졌어. 라고 생각해버렸다. 읽어야지. 새록새록 떠오르는 장면들이 부끄러울 것 같다. 벌써부터 부끄러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지성이도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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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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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살, 나의 하루
오늘은 토요일. 저녁 7시에 동네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보는 날이다. 오늘의 극장지기는 옆집 사는 A. 나는 6시 반쯤 일층으로 내려와 빔을 켜고 스크린을 내린다. 40분이 지나자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오늘 볼 영화는 000감독의 0000. 전기포트에서 삐-익 소리가 난다. 물이 다 끓었다는 신호다. B네 집에서 만든 뽕잎차를 우려야지.
A가 늦었다. 사람들은 벌써 와글와글 오늘 볼 영화의 감독이 누구네, 어떤 영화를 만들었네 하며 서로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다. 헐레벌떡 뛰어온 경훈이는 지하 보물창고(DVD와 책들이 있는 방을 우린 보물창고라 한다.)에서 오늘 볼 DVD를 가져온다.
영화를 다 보면 극장지기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고 이곳저곳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긋이 쳐다본다. 오늘은 왠지 몸이 힘들어서 신나게 이야기를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나는 앞으로 나가 보고싶은 책이나 DVD, 만화책 등등을 내일 모레까지 신청 받을 것이라고 알린다.
두 시간 뒤 모두들 가고 나는 자리를 대충 정리한다. B가 와서 오늘은 왜 그렇게 말이 없었냐고 걱정하듯 물어보며 나를 도와준다. 몸이 안 좋아 그랬다고 하니 어제 또 밤새 뜨개질 한거 아니냐며 우스개소리를 한다. B가 이번 일요일날 캔 쑥으로 다음주 수요일에 봄나물 파티를 하고 싶다며 부엌과 일층, 이층을 쓸수 있냐고 물어본다. 나는 달력을 보고는 아무일 없다고 하고는 내가 뭐 준비할 것은 없냐고 물어본다.
삼층으로 올라간다. 내가 사는 곳이다. C가 오늘 본 영화를 혼자 다시 보고 있다.
삼층에는 나와 C가 살고 사층에는 D와F가 살고 있다. 허리가 아파서 안마기에 좀 앉아있으려니 F가 내려와 자꾸 귀찮게 한다. 매니큐어를 발라달라나 뭐라나.
요즘 일요일마다 구청에서 오는 노인 도우미중 한명이 자기 스타일 이라면서 예쁘게 보이고싶단다. 하여튼 못 말린다. C가 그 모습을 보고는 슬그머니 사진기를 든다.
요즘C 부쩍 말이 없어져 걱정이다.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우리들 중 누가 먼저 죽진않을지 걱정이라고 한다. 불안감을 달래려고 사진기를 늘 옆에 두고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듯 셔터를 누른다. 나는 잘 모르겠다. 오늘 자다가 죽어도, 내일 핵폭탄이 터져 죽어도. 오늘, 어제, 내일 하루하루가 후회되지 않고 아깝지 않아서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죽어 슬퍼하는 사람들, 그리고 어떤 것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괜찮아, 괜찮아’ 해주고 싶어서 눈물이 난다. 변명일까? 눈물이 나는 것은 죽고 싶지 않다는 마음일까?
메시지가 왔다. 000작가의 0000를 신청한다는 내용이다. 보물창고 자료목록을 보니 이미 있는 자료라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마을은 그리 크지 않다. 100여명정도? 연령대도 다양하고 혼자사는 사람도 있고 같이 사는 사람도 있다. 그냥 서로 여차저차 해서 알게된 사람들이다. 나는 ‘우리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만화도 보고 뜨개질도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공간을 제공한다. 옆마을에서 가끔 놀러오기도 한다. 몸이 불편해서 시중을 들거나 그런 사람들은 없다. 밥을 잘하는 E가 집안일은 거의 다 한다. 나보다 5년 정도 젊다. 가끔 나는 요리를 하고픈 날이면 특식이라면서 이상한 요리를 해서 친구들이 별로 안 좋아한다. 일요일마다 오늘 도우미들에게는 하루종일 보물창고에서 놀수있는 특권을 준다.(가끔 정리도 시킨다.) 깨를 털거나, 가구를 옮길 때같이 힘이 필요한일(귀찮은 일)은 도와준다.
C가 황급히 나를 부른다. 00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와!!
우리 둘은 갑자기 새로운 자료들을 찾는 것에 불붙었다. 이것저것 잠깐 신경을 안 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신작들이 나왔다. 찾는 김에 D와F를 불러 같이 찾아야겠다 싶어 부르니, D는 오이팩중이고 F는 작업실에 있다고 한다. 에-이 갑자기 조금 김이 샜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보고 싶어 두근거린다며 오랜만에 들뜬 C의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 밤 C에게 보낼 편지를 써야겠다. 몰래.
과제/과제제출 |
2007/11/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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